여느때와 마찬가지로 TV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던 나는 누가봐도 폐인이었다. 쇼파에 시체처럼 축 늘어져 반쯤 풀린 눈으로 채널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란... 그러다 한 음악방송에서 채널이 잠시 머춰섰다. 평소에 좋아했던 개그우먼 김미려가 에픽하이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이때 이미 김미려의 눈물은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 타블로는 귀엽고 밝은 안무를 하며 랩을 했지만 김미려는 그에 호응하지 않고 조용히 서서 열심히 노래만 불렀는데 표정에서 슬픈모습이 느껴졌다. 그녀가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 울먹이며 말을 시작했을때는 웃기려고 그러는줄 알았다. 그녀는 웃음을 주는 개그우먼이니까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위해 연기를 하는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그녀는 화면 밖으로 도망쳐 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