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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리닷컴 데포르메 - 노이311

상도리TV 2018. 8. 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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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사람들에게 그림을 그려주기 시작한지 벌써 18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처음에는 컴퓨터로 그림 그리는 연습도 할 겸 무료로 그림을 그려주기 시작했는데, 당시엔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그림 그려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신청하는 분들도 많고 호응도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당시 일러스트 프로그램으로 그림을 그리려면 한장 그리는데 4시간 가까이 걸렸고, 매일 틈틈이 그림을 그렸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내가 진짜 하고 싶은것은 내 만화를 그리는 것인데,
다른 사람 그림을 그려주다 보면 그럴 시간이 나질 않는다는 것도 불만 이었다.

그런 나에게 형이 “돈 받고 그려줘” 라고 하기에 생각을 해봤는데,,,

내 그림이 돈을 받게 되는 순간,,, 여러가지 상황이 바뀌게 된다.

첫째. 돈주면서 내그림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둘째, 돈을 주었으니 일정 시간내로 그림을 완성해서 주어야 하는데, 나에게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다.
셋째, 무료일때는 그림이 마음에 안들어도 땡큐지만, 돈을 내는 순간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컴플레인이 된다.

이런것들을 감당하고 싶지 않았던 (얍삽한) 나는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료로 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물론 중간 중간 그림을 돈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해 보았었다.

블로그에 광고를 넣어 수익으로 연결 하는 방법 (수익금 0원으로 실패)
그림 그리는 과정을 유투브에 올려 광고 수익으로 연결하는 방법 (조회수 저조하여 수익금 0원으로 실패)

도네이션 받는 방법을 생각해봤지만,
내가 그림 신청하는 사람이라도 계좌번호에 내가 돈을 입금해가면서 그림을 신청하고 받지는 않을꺼라 생각했다.
당시에 계좌 송금도 불편하고 여러가지.. 기타 등등

18년이 지나는 동안 세상도 좀 많이 변했다.
유투버들은 광고수익으로 돈을 벌고,
도네이션으로 별풍선 등을 받으면서 활동을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유행하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알리 페이나 위쳇 페이처럼 QR 코드를 이용하여 손쉽게 돈을 주고 받는다.
심지어 길거리의 거지들도 QR 코드로 구걸한다고 들었다.

한국에서도 카카오페이가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기에
(물론 실패 하겠지만) 나도 시도해보고 싶어서
어제 그린 그림에 QR코드를 삽입하고, 카카오뱅크 계좌번호를 남기면서 앞으로 도네이션을 시작 할 것을 SNS에 올렸다.

길거리의 악사들도 돈통을 놓고 공연하듯이
나도 도네이션을 받으면서 그림을 그려주면 뿌듯하고
돈버는 재미에 그림도 더 열심히 그릴 것 같고...

하지만 그림을 올리고 잠이든지 얼마 되지 않아
와이프가 나를 깨운다.

와이프 “페북에 올린 그 계좌번호 그거 뭐야? 당신 회사 사람들도 연결 되어 있는 곳에 그런짓을 왜해? 그냥 그려줄꺼 아니면 차라리 하지 말아”

자다가 깬것도 그런데 뭐라고 하니 짜증이 났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하고 있는데 옆에 와서 또 물어본다.

와이프 “앞으로 계속 이상한짓 할꺼야?”

아니.. 내가 내그림 그리면서 내 댓가를 요구하는데 왜 나한테 뭐라고해.... 너무한거 아닌가 싶어 남자답게 한마디 해줬다.


“알았어. 앞으로 안할께. 계속 공짜로 그림 그려주지 뭐”

남자 다웠다.

와이프님 말 잘 듣고 순종하는게

남자 다운거다.

처음부터 돈벌려고 그림 그린건 아니니까...

그냥 열심히 그림이나 그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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